[이노이스토리#8] 뉴질랜드 역사의 재연, 영화 "피아노"
Posted 2008/08/26 00:41#008. 뉴질랜드 역사의 재연, 피아노 "The Piano"
제인 캠피언(Jane Campion),
뉴질랜드 여성 영화감독은 1993년 깐느의 주인공이 되었다.
1993년 깐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최우수여우주연상의 홀리 헌터(Holly Hunter)와 하비 키텔(Harvey Keitel) 최연소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해 준 명작은 바로
영화 ‘피아노(The Piano, 1993)’다.
이 영화는 19세기말 유럽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한 미혼모와 그녀의 딸이 엮어가는 삶을 그리고 있다. 벙어리 주인공 아다는 고향을 떠나 뉴질랜드로 건너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백인 농장주와 결혼하며 살게 되는데, 그 곳에서 마오리 남자 베이즈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이 들의 사랑 그리고 뉴질랜드의 역사와 원주민인 마오리의 슬픈 운명을 서사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뉴질랜드에 정착한 이주민의 초창기 생활은 결코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최소한의 의식주 환경을 마련해가며 마오리와 때론 협상하고, 때론 대립하는 상황 속에서 갈등하며 생활 여건을 하나씩 힘겹게 이루어 나갔다.
아다는 스콧트랜드에서 배를 타고 10살짜리 딸 플로라와 함께 짐 상자와 소형 그랜드 피아노 한 대를 가지고 뉴질랜드 어느 해변에 도착하게 되는데. 짐이 무거워서 산을 넘어 마을까지 가지고 갈 수 없자 남편은 피아노를 바닷가에 그냥 두고 가버린다. 그러자 아다는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한 피아노 곁에 남아 안개가 가득한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보는 이의 가슴을 성큼 제압해버리는 이 처절한 장면은 영화 속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고요하게 치솟는 거센 바다와 우거진 고대의 살림이 한 것 어우러진 바닷가. 그 수면을 타고 이어지는 산등성의 실루엣은 뉴질랜드 당시 자연의 깊은 존재감과 그곳에서의 개척을 시도하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 집에서 차로 30분쯤 북서쪽 해안으로 올라가면 바로 이 영화를 촬영한 피하(Piha)와 캐리캐리 해변(Kerekere beach)을 만날 수 있다는 거다. 이곳 해변은 어디서도 그냥 카메라를 들고 찍으면 영화 포스터 몇 장쯤은 거뜬히 건질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영화가 주는 강한 인상 때문이 아니더라도, 검은 화산석 모래밭과 남태평양에서 넘어오는 광활한 파도가 바다안개를 뿌리면 지상에서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신비로운 호흡과 공기를 경험하게 된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험난한 발굴과 개척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이 영화를 연상하곤 한다. 그리고 이 그림 한 켠 에 자리 잡고 있는 내 기억도 함께 말이다.
Piha beach, Lion Rock
by Michael Nyman "The Sacri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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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노이의 [내 마음에 마법을 건 나라, 뉴질랜드]
에세이집에 실린 에피소드의 비하인드 텍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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